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.
8시반경 사무실을 너무 급하게 나오느라 지금까지도 뒤가 구리다.
난 오늘 양재행 퇴근버스를 인근리와 함께 탔으며 10시가 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.
저녁시간이 된 후엔 그 누구에게도 메리크리스마스 문자 한 통 없다.
물론 약속따위도 없다.
집에 들어오자 온기는 없었으며 의상은 깔깔이로 교체해 입었다.
창밖에선 주차로 인한 이웃주민의 다툼때문에 소음이 지나치다.
동생의 방안엔 그의 여친이 준 스페셜한 카드와 손수 제작한 것으로 뵈는 초코파운드케익이 있었다.
더불어 그녀의 사진 두 장도 함께 있었는데 저질스럽게도 난 그걸 꼼꼼히 훑어 봤다.
그 후 한손엔 나이프를 들고 초코파운드케익을 찬찬히 한 조각쯤 먹었으며 위에 얹어진 체리맛 초코렛이 꽤나 달콤하다 생각했다.
한 층 저질스러워진 난 위에 얹어진 케익위의 초코렛들만 골라서 뜯어먹고 있다.
하지만 와중에 걱정이 되는 건 최근2키로가량 불어난 살들과 아직도 내 대장속에 가득한 똥덩어리들이다.
똥싸야하는데...
사실 위에서 보여진 앤드리아의 현재 상태는 너무도 열악하고 청승맞으며 안타깝기 그지없다..
하지만 본인은 전혀, 전혀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.
14시간 후면 이 서울바닥을 떠난다는 사실때문에 나의 입꼬리는 하늘 높이 올라간다.
내가 열망했던 그 곳 Paris로, 그것도 떨거지들 없이 혼자서.
노란머리 코쟁이랑 눈맞으면 나 진짜 안 돌아 올수도 있다.
quotidien2007. 12. 24. 23:01